절반 넘게 다이어리를 활용해보고 남기는 후기입니다.평소에 저는 관계에서 늘 한 발 늦게 물러나는 편이에요. 말을 꺼내기 전에 ‘괜히 말했다가 어색해지면 어쩌지’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, 그게 쌓이다 보니 스스로를 답답하게 느끼곤 했어요. 주변에서도 괜한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. 왜 이렇게 관계가 어려울까 내 성격이 문제인가 했는데 한장씩 쓰면서 관계 속에서도 끝없이 몰아세우던 나 자신을 마주했고, 어떤 생각의 왜곡 때문에 관계가 이렇게 힘들 수 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. 독심술... 상대의 마음을 끝없이 점치고 이미 알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눈치를 보던 상황들이 떠올랐어요. 말을 안 하게 되는 순간마다 비슷한 생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보였어요. 상대에게 말을 쉽게 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라고 알게 되니 이후에는 관계가 어렵게 느껴질때 저절로 떠올랐고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. 내가 소극적인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항상 같은 생각을 먼저 떠올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처음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. ‘지금 말해도 별 의미 없을 거야’ ‘괜히 분위기 깨지 않을까’ 같은 생각들이요.내가 틀린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익숙한 생각 습관 때문일 수 있다는 관점이 꽤 편하게 다가왔습니다. 이 다이어리를 쓰면서, 그리고 읽는 내내 느꼈던 건 성격을 바꾸라고 말하지 않고 내 반응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차분히 보여준다는 거에요.저는 하루를 돌아보면서 말하지 못했던 장면 하나를 적고 그때 어떤 생각이 나를 멈추게 했는지 써봤어요.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다음 행동이 조금 달라져서 신기했습니다.